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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웹자서전23

[이재명 웹자서전] ep.2 별난 족속 둘째 형인 재영이 형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상도 사람들이 좀 무뚝뚝하잖아요. 우리 형제도 그랬어요. 나나 재선이는 물론이고 재명이보다 밑인 여동생이나 막내도 어머니에게 안기고 애교 부리고 그러질 못했어요. 그런데 재명이는 안 그랬어요. 재명이는 학교에 다녀오면 꼭 엄마, 하고 달려와서 살갑게 안겼죠. 그러니 어머니가 재명이를 아주 애틋하게 여겼어요.” “엄마~!” 학교에서 돌아오면 나는 언제나 엄마를 먼저 찾았다. 멀리 밭에서 김매던 엄마는 나의 호명을 접하면 호미를 쥔 채 일어나 기다렸다. 그다음 내가 할 일은 총알처럼 달려가 엄마 품에 꽂히는 것. 엄마 품은 푸근했고 좋은 냄새가 났다. “도서실에서 재밌는 책 빌려왔어.” 엄마 앞에서 나는 한없이 텐션이 높고 수다스러운 아이였다. 내가.. 2021. 10. 29.
[이재명 웹자서전] ep.1 이토록 오지에서, 한 마리 담비처럼 내 고향은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이다. 첩첩산중 산꼭대기 기막힌 오지, 화전민들의 터전. 지금도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50,60대 남성들의 로망을 그려내는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 배경으로 맞춤한 곳. 삼계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왕복 12킬로미터 산길을 걸어야 했다. 초딩의 그 짧은 다리로 걸어 다니자니 결석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형, 오늘 날씨 참 좋으네?” 내가 말하면 앞서가던 형이 슬쩍 뒤돌아보았다. 그리곤 하늘 한 번 쳐다봤다. “그래, 날씨가 지나치게 좋은 감이 있다, 그자?” 나는 형의 입만 바라보았다. 허가가 떨어지길 기다리며... “뭘 가냐? 그냥 놀자.” 못 가는 날도 많았지만 그렇게 자체결석 처리하는 날들이 꽤 있었다. 폭우로 다리 잠기면 못 가고, 눈보라 치면 못 가.. 2021. 10. 26.
가을 밤, 장작 타는 소리 : [이재명의 웹자서전] 에피소드를 옮겨 봅니다 저에 관한 책을 읽으신 분들로부터 “정책경쟁, 정치발언을 넘어 인간적인 면모, 진솔한 모습을 더 많은 분들과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어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재명은 ‘일은 잘하는데 싸움닭에다 독하다’는 이미지가 강한 줄 압니다. 제 이미지가 그렇게 형성된 것은 전적으로 저의 그릇입니다. 내면과 감성을 드러내는 일에 서툴러 벌어진 일입니다. 살아온 이야기를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거쳐 진솔하게 담았습니다. 이재명이란 사람 이렇게 살아왔구나 하고 친근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이야기가 여러분께 가을 밤, 장작 타는 소리 같은 소곤거림이 되길 희망합니다. 앞으로 서너 달, 제 삶의 조각조각을 이어, 더 재밌고 유익한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애써주실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 이재.. 2021.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