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재명자료실

[시사저널] 이재명 인터뷰 ① "윤석열, 정의를 가장한 적폐 아닌가..검찰 과잉 수사는 일상"

by 헤지아카데미 2021. 9. 17.
심층 인터뷰│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사적 감정이나 보복 위해 국가권력 절대 안 쓰겠다"
"지난 대선 경선 때 '오버'..유시민에게 전화 왔지만 이미 늦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최근 검찰이 자신의 비위 사실을 털어놓으라며 한 피의자를 과잉 수사했다는 의혹이 보도된 것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가 적폐 청산을 하는 정의로운 검사인 줄 알았는데, 정의를 가장한 적폐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9월8일 경기도청 회의실에서 시사저널과 가진 120분간의 심층 인터뷰에서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윤 후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전환적 공정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양극화 완화 자체가 곧 성장 전략"이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 노동과 자본,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성과 여성 간 균형이 이뤄지면 자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친노동 반기업'적 이미지가 있다는 질문에는 "친노동은 맞다. 그러나 기업의 것을 빼앗아 노동 챙겨주자는 게 아니다. 기업에 여지를 늘려줘야 노동 조건도 좋아지지 않겠나. 상호 보완의 관계"라고 했다.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치솟은 지지율에 잠시 '오버'를 했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진지하게 말려 정신을 차렸는데 그땐 이미 늦어있었다는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이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 정책과 비전, 자신의 인생 스토리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해 특유의 '사이다 화법'으로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자세히 피력했다.

 

사진자료 : 이재명 페이스북

 

 

-내년 대선에서 '왜 이재명인가'라고 묻는다면.

 

"실행력이다. 저의 가장 큰 특징은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을 한다. 한다면 한다. 이를 (공직생활) 11년 동안 지키려 노력했다. 제 공약 이행률이 유난히 높은 이유가 있다. 할 수 있는 것만 약속하면 된다. 불가능하거나 애매한 공약은 안 한다. 공약 이행률이 90% 이상인 이유다. 저의 실천력이 실제 이 나라를 지금보다 더 나은 나라로 만들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가 있다. 그렇게 할 자신이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첫 순회 경선지인 충청에서 과반을 획득했다. 대세론이 펼쳐졌다고 보나.

 

"아직은 잘 모르겠다. 겸양의 표현일 수 있는데, 전 실제 세상을 그렇게 본다. '지지율은 바람 같은 것'이라고 늘 말한다. 정말 진심이다. 지난 2017년 대선 때 경험해 보지 않았나. 지지율이 어느 순간 왔다가 어느 순간 싹 가버리더라(웃음). 지지율은 사람을 흔든다. 그땐 몰랐다. 지금은 그게 보인다. 지지는 언제 철회될지 모른다. (그런 경우를) 우리가 실제 많이 봐오지 않았나. 끊임없이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대해 연연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제 인생살이가 그랬다. 성공할지 실패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실패도 성공도 많았지만 성공이 좀 더 많아서 여기까지 온 거다. 제게 두 가지 대원칙이 있다. 최선을 다한다. 결과는 하늘이 만든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을 진짜로 믿는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선 도전자였고, 지금은 1등 주자다. 무엇이 제일 다른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회의 후 집무실에서 차 한 잔 주며 '마음고생 많았다'고 위로해 줬단 얘기도 나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지난 대선 땐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했던 건데 어느 날 갑자기 지지율이 올라서 변화의 열망이 저 개인에게 투영됐다고 착각한 것 같다. 어느 순간 잘하면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오버도 좀 했다. 그런데 요새 1위 후보가 돼서 추격을 당해 보니, 당시 '문 대통령이 정말 화가 났겠다' 싶더라.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당시 주변에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많이 했는데, 그땐 몰랐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화를 해 진지하게 말해서 (공세를) 멈췄는데, 그땐 이미 늦었다. 너무 멀리 왔었다. 지금 보니 죄송하다. 그래서 추격하는 후보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2017년엔) 저도 그랬다."

 

 

-최근 KBS가 검찰이 이 후보의 비위 사실을 털어놓으라며 한 피의자를 과잉 수사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어떤 입장인가.

 

"제가 겪은 일상이라 놀라지 않았다. 수없이 당했기 때문이다. 변호사 시절 노동인권운동을 하면서 매번 검찰과 경찰과 싸웠다. 수사 단계에서 경찰과 싸우고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싸우니 감정이 정말 나빠지더라. 그래서 형사사건을 많이 안 했다. 의뢰인에게 못 할 짓이었다. 그때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려면 내게 조금의 흠도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놀라지 않았다'는 말이 놀라운데.

 

"검찰이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 알고 있다. 검찰은 있는 죄도 덮고, 없는 죄도 만든다. 무소불위의 권력이란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검찰 개혁이 중요한 이유다. 전에도 수없이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당했기 때문에 당연하게 생각한다. 전혀 놀랍지 않고 오히려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 이런 이유로 시장실에 CCTV를 달았다. 조작은 아예 생각도 하지 말라는 의미다."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피의자)는 샤오미 국내 총판이었다. 홍보를 위해 샤오미 제품을 복지관에 1억원, 성남FC 관중들에게 경품으로 3000만원을 줬다. 후원하는 분들과 모두 인증샷을 찍는다. 그게 전부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윤 후보였다. '몰랐다'고 하겠지만 윤 후보에게 묻고 싶다. 수년 전에 이미 무혐의로 종결돼 기록보존실에 있는 수사를 다시 해서 기소하려면 상급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윤 후보가 모를 수가 없다. 윤 후보가 적폐 청산을 하는 정의로운 검사인 줄 알았는데, 정의를 가장한 적폐가 아닌가 싶다."

 

 

-이낙연 후보가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지사직 사퇴 요구가 다시 나올 수 있는데.

 

"앞선 일정을 소화하며 소식을 들었다. 아직 입장을 정리 못 했다."

 

 

-강성 친문 일각에선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강성 친문이 아니라 기득권들이 그럴 것이다. 설명해도 안 믿을 것이라 결과로 보여드릴 수밖에 없다. (공직은) 개인 사업이 아니라 대리인으로서 맡겨진 일을 하는 것이다. 공무 수행에서 사적 요소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믿는다. 가진 권한을 최대치로 행사하는 대신 주어진 취지에 부합하는 게 주어진 의무다. 주어진 권한으로 국민 뜻에 어긋나는 사적 가치나 철학을 추구하는 건 배임 행위다. 제가 시장을 할 때 대선후보로 불려 나간 건 '일 잘한다'는 이유 하나였다. 성남시 경영을 잘한 건데, 그걸 누가 했나. 제가 아니라 일선 공무원들이 했다. 비결은 신상필벌을 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 믿고 따라줬다. 오합지졸은 없다. 결국 지휘관이 문제다. 전 사적 감정이나 과거 이력 때문에 보복을 위해 국가권력을 쓴 적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옛날 실수 처분하는 게 우리의 목표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과는 무엇일까.

 

"공이 많다. 우선 경제 선진국이 됐다. 방역과 외교를 잘했다. 남북관계 관리 잘했다. 성과가 많다."

 

 

-그래도 뛰어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부동산이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비판받는 부분인데, 대통령의 의중은 믿는다. 제 생각과 똑같더라. 부동산으로 돈 못 벌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거용 부동산을 사는 사람은 금융 지원해 주고 세제 깎아주고, 대신 돈 벌려고 집 사는 사람들은 제한을 주고 세금도 올리고 거래 제한을 했어야 했다. 그럼 이런 일이 안 생겼을 텐데, 실제로는 집을 주거용으로 사는 사람보다 투기용으로 사는 사람에게 혜택을 줬다. 사 모으는 걸 도와주고 금융 혜택까지 줬다. 관료들이 반대로 간 것이다. 또 대통령은 'LH 사태'로 부동산 감독기구를 만들어서 조사하라고 공식적으로 지시했다. 그런데 안 했다. 나중에 '부동산거래분석원'으로 바뀌었는데, 아직도 안 하고 있다. 만약 그때 대통령이 지시하신 것처럼 감독기구가 제대로 조사했으면 'LH 사태'는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요인이 됐을 거다. 아쉽다."

 

 

댓글